CHANGE(2008)


  다 챙겨보면서 꼬투리잡아서 처 까는 포스팅.

  정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초등학교 교사가 얼떨결에 총리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드라마. 작가는 "정치 불신이 만연한 현재,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할 줄 아는 정치를 그리고 싶었다"라고 한다.
  이 드라마의 오락성은 인정하지만, 보면서 결코 유쾌하지 않았다. 많은 자본을 투입하는 것 치고 스케일을 감당 못하는 작가때문에 내용이 시시했고, 상황에 맞지않는 개그때문에 일본 캐릭터물이 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불신할 수 밖에 없는 정치권의 무능함에 분노하고있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라서 그런가보다.

  1화, 정치인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지역구 선거에 끌려나온 주인공. 여기서 주인공은 아버지의 비리 의혹에 대하여 이런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없는 어른은 되고싶지 않다며 고개숙여 사과한다. 정치인이 솔직하게 잘못을 고백하고, 국민들은 그에 대해 지지를 보내는 이것은 그야말로 드라마같은 일이다.
 성추행 최연희 의원에 대해서 그 지역구 주민들은 "앞에 있는데 못만지면 그게 남자야. 뉴타운만 믿고 있어요"같은 몰상식한 발언을 하였고, 이명박 대통령의 비리에 대해서도 대부분이 "분명 거짓말이다, 그러나 경제를 살릴 것 같으므로 뽑는다"라고 하였다. 부시는 부정선거로 대통령직을 얻어냈다. 정치권에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여기서 주인공은 잘못을 인정하고 올곧게 말하여 당선된 것이다. 그리고 작가가 초기에 말한 "솔직한 정치인"의 역할은 다한다. 앞으로도 계속 솔직한 것만을 주 이야기로 쓸 수는 없다.

 2화, 당의 유력자들이 주인공을 불러내지만 주인공은 무작정 관저에 찾아와 민원을 가장한 푸념을 해대는 아저씨의 말을 들어야한다는 이유로 약속에 크게 늦는다. 한 편 당 유력자들은 지지율이 땅을 치는 이 내각에서는 누가 총리가 되어도 똥박을 쓰게되니, 완전 신인을 기용하여 당 이미지를 높이고 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자는 모략을 짠다.
  이 부분은 일본 드라마 특유의 오버다. 주인공은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싶다고 생각한 적 없습니까"라고 말하지만, 정치인이 정말로 저런 작은 민원에 얽매여 중요한 약속을 놓친다면 신뢰감을 줄 리가 없다. 일본 드라마는 이렇다. 주인공이 약자의 말에 심하게 귀를 기울여서 작은 일에 꼼꼼하고, 뭐하나 잡았다 싶으면 근성으로 계속 거기 매달리고, 그러면 고객도 탄복하고 상사도 만족하고 주변에서는 찬사한다. 이런 드라마를 보는 사회에서 통장하나 만드는데 1주일이 걸리는 것이 뭐 이상한 일이겠는가. 그냥 극적 요소라고 해두자.

  3화, 주인공은 총리로 추천되고, 당 내 토론을 거치게 된다. 여기서부터 작가의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실제 정치적 분란을 겪는 우리나라 국민들은 보면서 화가 난다. 아무것도 모르는 주인공은 남의 말꼬투리나 잡으면서 "아니 제가 증세를 지지하는것은 아니고요..."라고 주장없는 말꼬리잡기만 계속한다. 토론 주제에서 벗어나 일반인의 평균 식사 비용이 500엔이냐 1000엔이냐 하는 이야기를 하느라 마이크를 잡고 놓지않는다. 정치인이 일반 샐러리맨의 점심식사 비용도 몰라서 두배로 부른다는 것부터가 과장이지만, 실제 토론에서 저렇게 말꼬리 잡는 놈은 정치적으로 공개토론에 나오는 인간이지 대물 후보는 아니다. 주인공은 더 나아가, 여당이 야당의 협력을 받을 것인가 말것인가 토론하는 부분에서 "당신들 말은 너무 어렵습니다. 아마 국민 여러분도 전혀 못알아들으실겁니다. 여러분은 아시겠어요?"라고 말하는 것으로 지지를 얻는다.
 TV토론 그렇게 어렵게 안하고, 사회자가 설명해주고, 일반인도 신문보면 토론 볼 정도의 지식은 가질 수 있다. 일본은 어렵게 말한다고치자, 그래도 그렇지 여야나 정책을 위한 밀어주기 이딴걸 모를리가-_- 주인공의 극중 언행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대선과 같다. 할 말 없으니 말꼬투리나 잡고 기침만 하고 앉아있다가 엉뚱한 소리한다. 자기 발언 시간에 상대를 헐뜯던 정동영 의원을 퓨전시킨 것 같다.
이어서 주인공이 정치인의 고정 레파토리를 연설에서 외치는게 나오지만 1화만큼 호소력 짙지도 않고 내용도 별거없다.

  4화, 주인공은 총리에 당선되고, 지정 저택이 너무 넓고 쓸쓸하다며 본래 자기 집에서 지내게 된다. 우리 지난 대선, 정동영 의원이 청와대에서 나와 살겠다고하자, 그 대신 비서실에서 치뤄야하는 비용과 수고를 언급하며 공략을 비웃었던게 생각난다. 극 전개를 위해서라는걸 알지만 주인공 개념없다;
  업무를 보던 중 주인공은 납득 할 수 없는 서류를 발견한다. 국가가 댐을 건설한 탓에 바다에 해파리가 이상 번식하였다는 이유로 국가가 기소를 당했는데, 그에 대해 공소한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피해 지역에 관한 자료를 요청한 뒤, 그 서류에 계속 매달린다. 주인공은 총리씩이나 되었지만 벼락출세 한 탓에 자기가 동의하고 뽑아놓은 아랫 사람들의 말을 믿지 못한다. 그래서 오로지 자기 위주로만 일을 하고, 전혀 남의 도움 없이 "근성과 끈기"를 보여준다. 국정 돌보기는 보수신문에서 "소통의 부재"라고 할 정도로 하면서, 경찰서에 찾아가 빨리 납치범 잡으라고 호통 쳐서 그것만 쇼부치던 누가 생각난다.
 주인공이 혼자 일을 처리하여 결국 해당 지역에 배상을 해주기로 결정하자, 해파리의 원흉이 된 댐을 건설한 장관이 주인공의 근성에 감화받아 주인공 편을 든다. 오오 주인공 오오...

  5화, 이 에피소드는 전형적인 일본 드라마의 패턴이자, 작가가 자신의 한계를 보여준 케이스다. 주인공 비서의 딸이 찾아온다는 이야기와 미국 대사가 찾아와 농산물 확대를 요구한다는 이야기가 같이 전개되는데, 작가는 두개를 한꺼번에 자연스럽게 전개하지 못한다. 주인공은 미대사가 정좌를 하고 기다리게 내버려두고는 소동을 벌이는 비서의 딸에게 집중한다. 여기서 이 드라마는 완전한 "캐릭터물 일본 드라마"로 정착한다. 상대가 미국 대사든, 총리든, 정치인이든 상관없이 황당한 상황을 만들어낼 특징을 가진 캐릭터로서만 정의한 상황. 비서는 외국 대사가 와있는 곳에서 대화의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큰 소리를 내며 요란을 피우고, 팬티바람으로 돌아다닌다. 전혀 코믹하지 않고 보기 불편하다.  나도 불편하고 미대사도 열받았다. "시밤 이 얼굴마담 새퀴새퀴가. 너 우리 협약 내용 다 외움? X항N조 무슨 내용인지 대봐!"하자 내용을 그대로 외워말하며 주인공이 그래도 할 일은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나에게는 우리 국민을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일장 연설을 한다. 말이야 좋지만 그런 의무를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 손님 접대를 그따구로 하나-_- 미국 대사는 주인공의 설교에 감명받아 웃으면서 돌아간다. 또 장관 중 하나가 주인공의 연설에 감명받아 주인공 편으로 돌아섰다. 시밤쾅 정치하기 쉽네.

 암만 오락성을 중심으로 한다고해도 작가의 능력에는 실망했다. 무대만 타 전문직 직장에서 국회로 옮겼을 뿐 내용은 똑같고, 똑같아서 전개가 무리하고 불편하다. 완전히 작가가 감당할 수 있는 스케일을 벗어났다.

 그래서 안보냐하면, 아뇨 기무타쿠 보려고 꼬박꼬박 잘 챙겨봅니다-_-

by padum | 2008/06/21 13:18 | 잡매체담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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